국군 이야기

마지막 경례

친가유 2013. 7. 17. 14:14

마지막 경례

 

 

 

 

해병대에 입대한 아들이 처음 휴가를 나온후 아버지가 쓰신 글을 퍼 왔습니다.

 

 

 

아들이 2박3일 위로 휴가 나왔다가..어제 복귀 하였습니다..

처음 나오는 휴가라 ..

이것 저것 준비 하였는데..

가장 먼저 한것이 할머니에게 인사 드리는 것이었습니다...

저의 어머니는 몸이 불편하여..

24시간 시중을 들어 주어야 하기 때문에..

요양원에 모셨습니다.

자주 찾아 보아야 하겠지요..

 

어려서 부터 OO이는 어느 손주 보다도 할머니를 자주 찾아 뵙고.. 

살갑게 하는 손자 였습니다..

그러다 보니 할머니도..

이놈만 유독 더 이뻐했고....

 

군입대후..

오랜 동안 뵙지 못했다고...

휴가 나오면 가장 먼저 찾아 뵙겠다고 해서..

집에 오자 마자 휴가온 정복차림으로 요양원에 아들넘과 함께 갔습니다..

많은 부분의 기억력을 잃어 버린 어머니 께서도 우영이 만큼은 단번에 알아 보시고 ..

기뻐하고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런데 평소 제가 갔을때도 ..

그곳에 계신 여러 어르신분 께  얼굴을  마주치면 인사를 드리곤 했었는데..

정신이 좋으신 분들은 웃고 아는척을 해 주시지만..

거의 모든 분들은 그냥..

눈빛만 마주치는 정도 였는데..

어느 어르신 한분은 상당히 몸도 안 좋으시고..

언어도 전혀 구사 하지 못하는 분 이었습니다..

인사를 해도 그냥 지나치는 정도 ....

 

어머니..

아들 ..

그리고 저.. 

세사람이 앉아 얘기하는데..

누군가..

방문에 기대어 우리를 쳐다 보고 있었습니다..

낯이 익은 분이라..

제가 먼저 인사를 드렸죠..

평소에도 시선의 초점이 정확하지 않은 분이라..

인사만 드리고 다시 돌아 앉았는데..

계속 그 자리에

서 계시는 겁니다..

왜 그러시지????

속으로 생각 했죠..

몸이 불편 하신데도 ...

왜 그리 오랜 시간을 쳐다 보고 있는 것인지..

 

이젠 돌아갈 시간이 되어서 어머니를 모시고 천천히 나오는데

그분이 또 다시 우리쪽으로 힘들게 걸어 오시는 것 이었습니다..

간호사가 눈치 채고 제 쪽으로 오더니 하는 말이..

이분이 해병대에서 유명햇던 분이라고.. 귀뜸해 주더군요..

 

아...

그래서 ..

해병대 정복을 착용한 우영이를 보고 그리 유심히 쳐다 보았구나...

하고 생각이 들었습니다.

옆에서 이야기를 듣고 있던..

우영이도 그제서야..

정확한 차렷자세와 함께 거수 경례를 했습니다..

 

필 !  승 !

 

그 때까지 어떠한 감정 표시를 하지 못하시던..

그 분의 눈가에 눈물이 맺히는 것을 볼 수 있었습니다..

뭔가 말을 하고 싶어 하시는데..

결국은 말씀은 못하시고..

많은 양의 침만 흘리셨습니다..

 

그 곳에서 다시 요양원 문을 나서는데..

저의 어머니도 따라 오시고..

그 분도 힘들게 따라 나오시는데..

엘리베이터 앞에 서서 기다리는데 저 안쪽에서 계속 바라보고 계시는 겁니다...

 

다시 한 번 인사 드려라..

아들에게 했습니다...

이전 보다 훨씬 크고..

단정한 자세로..

 

필~~!  승 !!

 

 

돌아 와서 인터넷 검색을 해 보니..

그분은 70년도 중반에 진해 훈련소장을 역임하셨던..

 O/OO  장군 이셨습니다..

수천 수만명의 부하에게 많은 경례를 받아 보셨겠지만..

이젠 그런 경례를 다시 받아 볼 수 있으련지...

참으로 착잡해 지기도 했습니다..

많은 시간이 지났지만..

그분에게서 해병대라는 기억은 영원 할 것 이라는 생각입니다..

 

O 장군님의 쾌유를 기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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