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클래식 음악파워
프로 악단 32개, 청중 400만 … 유럽 뺨치는'재팬 파워'
[중앙일보] 입력 2014.05.23 00:44 / 수정 2014.05.23 00:53
서구 명문 오케스트라들도 일본 가면 8~10회 순회연주
세련된 프로그램·전용홀 갖추고 외국 지휘자 초청해 경쟁력 키워
손열음 일본은 세계 고전음악계의 강자로 꼽힌다. 클래식 비즈니스 전문가 사이에서 도쿄 마켓은 최대 관현악 시장이다. 최고 수준의 세계적 교향악단과 연주자들이 일본 무대에 진출하려 애를 쓴다. 주로 서울에서 1~2회 연주회만 개최하는 한국 무대와 비교해 8~10개 도시 순회연주회가 보장되는 일본이 아시아 클래식 시장을 제패한 건 당연하다. 요즘은 중국이 그 뒤를 따르고 있지만 아직 멀었다는 평가다. 그만큼 일본은 무대나 객석 모두 오랜 역사와 함께 두터운 인적 구성을 자랑한다. 런던·베를린·파리와 다른 독특함을 뽐내며 클래시컬 뮤직의 본바닥인 유럽 수준을 넘본다.http://joongang.joins.com/article/056/14760056.html?ctg=">
일본은 특히 오케스트라 분야가 강하다. 일본 오케스트라 연맹에 소속된 프로 악단은 32개다. 이들의 음악을 들으러 연간 400만 명 청중이 콘서트홀을 찾는다. 해외 오케스트라 공연은 뺀 순수 자국 교향악단 연주회 동원 숫자다. 아마추어 동호회 오케스트라와 취주악단도 전국에 3000개가 넘는다. 악기를 사서 정기적으로 연습하는 인원이 20만 명이다. 악기 시장에 돈이 돌고 음반 매장이 건재한 배경이다. 자국 오케스트라를 사랑하는 관현악 팬들이 일본 클래식의 저력인 셈이다.

전용 연주장인 ‘스미다 트리포니홀’에 모인 뉴 재팬 필하모닉 단원들. 5월 29일 임동민 협연으로 쇼팽 피아노협주곡 제2번 등을 들려준다. [사진 빈체로]
일본 오케스트라의 강점으로 전문가들은 스타 지휘자의 영입, 감각적인 프로그래밍, 전용홀 운영 등 세 요소를 든다. 2007년 일본 오케스트라 연맹에서 인턴으로 일하며 일본 교향악단과 도쿄 음악 시장을 연구한 한정호씨는 “NHK 심포니와 뉴 재팬 필하모닉 등 7대 프로 교향악단은 저명한 외국 지휘자를 데려와 자국 지휘자와 경쟁시키며 연주력을 향상시켰다”고 분석했다.
6월 1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8년 만에 내한 공연하는 NHK 심포니 경우, 샤를 뒤투아·블라디미르 아쉬케나지·앙드레 프레빈 등 전성기 국제적인 명성을 얻은 지휘자를 음악감독이나 객원으로 데려와 짧은 기간에 큰 발전을 이뤘다. 이들을 앞에 내세우고 안으로는 토야마 유조·오타카 타다아키 같은 자국 지휘자를 공동 상임으로 지명해 함께 커나가는 체제를 갖췄다.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을 비롯해 피에르 블레즈·막심 쇼스타코비치 같은 거장 지휘자가 자주 NHK를 조련한 것도 힘이 됐다.

또 하나, 변방 교향악단에서 세계 정상으로 뛰어오르려는 과감한 도전 정신이 한몫했다. 이번 서울 무대에서도 선보이는 말러 교향곡 제4번은 1930년 NHK 심포니가 전 세계 최초로 녹음해 지금도 놀람을 주는 음반으로 평가받는다. 요즘이야 말러 교향곡이 인기 연주 곡목이지만 80여 년 전에 말러는 낯선 비주류 작곡가였다. 서양음악을 적극 수용하려는 자세가 과감한 모험으로 이어졌고 기록을 남긴 셈이다.
NHK 심포니와 비교해 한층 젊은 스타일의 뉴 재팬 필하모닉은 감각적인 프로그램 선정과 전용홀 마련으로 일어선 케이스다. 오는 29일 오후 8시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 무대에 서는 뉴 재팬 필은 2010년 잉고 메츠마허를 음악감독, 다니엘 하딩을 음악 파트너로 앉히면서 일본 관현악팬들의 귀를 사로잡았다. 특히 고음악(르네상스·바로크·고전파 등 옛음악을 그 시대의 악기와 연주법으로 연주하는 것) 전문가인 프란츠 브뤼헌에게 하이든 주요 교향곡 세트를 맡기고, 히사이시 조에게 영화음악 연주를 맡기는 탁월한 감각을 선보였다. 이런 방식으로 생동하는 교향악단의 이미지를 쌓았다.
게다가 음향이 탁월하고 악단이 언제나 연습할 수 있는 ‘스미다 트리포니홀’은 그들의 연주 실력을 일취월장하게 만들었다. 서울시향이 전용 콘서트홀 없이 여러 연주장을 옮겨다니는 것과 비교된다. 이 홀 외에도 도쿄 심포니가 ‘뮤자 가와사키’, 삿포로 심포니가 ‘기타라’ 등 독립 연주장을 갖췄다.
'알아두면 좋은 상식' 카테고리의 다른 글
이스라엘 여군 (0) | 2014.05.28 |
---|---|
2014년 도시별 인구수 (0) | 2014.05.28 |
계란이 상했나 알아보려면 (0) | 2014.05.21 |
미국이 좋은 이유 10가지 (0) | 2014.05.14 |
CNN이 선정한 한국의 특이한 10가지 (0) | 2014.05.0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