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심한 여자들

딸바보 애비들의 흔한 실수

친가유 2015. 2. 4. 11:22

딸바보 애비들의 흔한 실수

 

 

결국 이혼이네요...


 

장인어른께서 제게 대뜸 화를 내고 끊으시길래

 

장문의 편지를 보냈습니다.

                

 

이번 주 한으로 법적절차를 마무리하고 싶은데

 

관련해서 조언 부탁 드려요... 협의 이혼 기준으로요...

                           

유게에 이런 글 올려서 죄송합니다. 너무 마음이 쓰려서요...

 

아버님... 먼저, 제가 거짓으로 말씀드린 점 심히 죄송합니다.

 

하지만 "아내와 싸워서 밥 맛 없으니,

 

저는 참석 못합니다. 저녁 맛있게 드세요" 라고

 

아버님께 사실대로 말씀 드리는 게 옳은 걸까요...

 

 

온 식구가 모인 그날 그 자리에서 모래알 드시게 할 맘이 없기 때문에

 

퇴근이 늦어져 참석 못 했다고 말씀 드렸을 뿐입니다.

 

 

저도 이야기로 즉, 이성적으로 풀고 싶어요.

 

하지만 안 먹히는 걸 어떻게 해요?

 

설명도하고 달래도 보고 하는데도 아무런 효과가 없습니다.

 

장기간 미국 다녀와서 지출이 크고 결혼식 등 행사가 많으니,

 

씀씀이 줄이자고 말한 게 잘못인가요?

 

미국 다녀 온 것도 각자의 생일과 결혼 기념일이 있으니,

 

미리 소급해서 다녀오고 당일에는 조촐히 식사하자는 선에서

 

합의하여 다녀 온 겁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생일날도

 

생일치레도 충분히 했고요.

 

얼마나 더 해 줘야 얼굴에 웃음꽃이 피고

 

좋은 기분으로 돌아오는 거죠?

 

작은 선물이라도 하나 하고 싶었지만

 

솔직히 안 했습니다.

 

일 이십만 원 짜리 해 봐야 어차피

 

쳐다도 안 볼 사람이란 걸 익히 알고 있으니까요.

 

 

 

앞으로 제가 월 천이상 벌지 않는 한 아내는 절대 만족 못하고 삽니다.

 

저에겐 그런 능력도 없고 설령 있다 하더라도 그렇게

 

남은 여생을 소비위주로 보낼 생각은 더더욱 없습니다.

 

주어진 여건 속에서 서로 아웅다웅 살아도 모자란 상황에서

 

남과 비교하기 좋아하고 본인의 감정에만 충실한 사람,

 

저 역시 필요 없습니다. 쉽게 말해서 장래성이나 미래성이 없는 사람입니다.

 

이런 아내와 살면서 제가 어떻게 소위 말해, 성공이라는 것을 영위할 수 있나요?

 

어불성설이고요...

 

이 부분은 아버지도 책임 통감하셔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원하는 대로 다 해주고 때 쓰면 못 이기는 척 다 들어줘서

 

버릇이 이렇게 들어 버렸습니다.

 

상대방의 기분이나 상황은 안중에도 없어요.

 

본인 기분에 따라 언행을 맘대로 해야하고

 

사고 싶은 건 사고 먹고 싶은 건 먹고 보고 싶은 건 봐야 직성이 풀리니까요.

아버님께서 아시다시피, 저 또한 외동아들로서 부족한 것 없이,

자라왔지만 아내를 위해 할만큼 했다고 생각합니다.

 

저는 가정을 안정과 평화를 위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지난 기간을 보내왔습니다. 박사과정도 형편으로

 

연기하고 제 자의로 신발 한 켤레, 옷 한 벌 못 사면서요,

 

왠 줄 아세요? 저도 아내와 똑같이 하면 바로 마이너스인 걸 아니까요.

 

심지어 후배들과 밥 한 끼, 회사 사람들과 회식 가는 것도 자제했습니다.

 

제가 죄를 지어서 결혼한 것도 아니고

 

서로 동등한 입장에서 사랑하는 감정으로

 

결실을 맺은 거잖아요...

 

 

제가 혼자 여행간 사이에 아내가 무섭다고 오라고 해서 집에서 자고 오셨다고요?

 

그럼 제가 출장이나 파견가면 집에 오셔서

 

삼일이고 일주일이고 주무시고 가시려고요?

 

두말 할 것 없이, 이건 아내의 기본 자질이 안 된 겁니다.

 

 

제가 식구들을 무시했다고요? 그래도 아내보다는

 

천 번, 만 번은 양호한 상태일 겁니다.

 

제 어머님은 아내한테 한 달에 한 번 연락 받을까

 

하는 수준을 양지해 주시기 바랍니다.

 

 

저는 이제까지 아내가 제게 상처를 주던

 

심한 말을 하던 부모님을 비롯하여 그 누구에게도

 

말한 적 없습니다. 제가 속이 좋아서 그런게 아니라

 

제가 그렇게 했을 때 불신과 원망을 배가 되어

 

색안경 끼고 저희 부부을 평가할 거고요.

 

결국, 컵으로 끌 불을 양동이로도 못 끄는 상황이 올 것임을

 

잘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아버지께서 보내신 메시지 보고 적잖히 놀랐습니다.

 

저는 오히려 아버님이 화가나신다는 말이 아닌!

 

제게 미안하다고 말씀하실 줄 알았습니다.

 

 

결론적으로 다음 주 한으로 집에 있는 모든 제 짐을 빼겠습니다.

 

이번 주 한으로 협의 이혼 서류를 제가 일절 갖춰 나갈 거고요.

 

이 부분은 아내와도 이야기 된 부분입니다.

 

저희 선에서 원만히 처리하겠습니다.

 

 

사실 이번 일은 아버지의 영향이 반 이상이라고 전 생각합니다.

 

저를 믿고 딸을 주셨으면, 지켜 봐 주셔야지요...

 

제가 손찌검을 했나요? 폭언, 욕설을 했나요?

 

아버지께서 개입하셔야 하는 당위가 뭐죠?

 

매사에 아버지가 재판관으로 임명되어 상황을 정의하려 하시면

 

가장이라는 제 직함은 유명무실한 것에 지나지 않습니다.

 

저와 아내는 분명히 지난 일을 계기로 약조했습니다.

 

한 번만 더 아버지께 우리 부부간의 다툼이 인지되거나

 

아버지가 개입할 시 난 너랑 안 산다.

 

전 그에 따른 수순을 밟을 거고요.

 

이해해 주시리라 믿습니다.

 

어젯 밤도 고심끝에 화해하자는 생각으로

케익과 아이이스크림 사서 집에 갔다가 아버지

차량 보고 쓸쓸히 발길을 돌렸습니다.

저는 이만 빠지겠습니다. 부디 아버님께서

 

다시금 따님을 양육하시어 진정한 성인으로 거듭나게 만들어 주시길 빕니다.

 

 

별도로 연락 안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회신 안 드립니다. 이번 일로 사표 냈습니다.

 

전반적으로 정리되면 미국으로 가서 박사과정 밟을 생각입니다. 찾지 말아주세요.

 

그동안 감사했습니다. ㅇㅇㅇ 배상